신광여고 AI 특강 후기 – “좋은 질문이 미래를 만든다”

신광여고 AI 특강 후기 – “좋은 질문이 미래를 만든다”


2025년 11월 26일, 용산 신광여고에 방문해 약 2시간 동안 AI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수능을 막 끝낸 시기라 학교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그 와중에 특강까지 들으러 와준 학생들을 떠올리며

“조금이라도 흥미롭고, 앞으로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시간으로 만들자”는 마음으로 교문을 들어섰습니다.


이론은 최소한으로, 체험과 토론은 최대한으로


이번 특강은 AI가 무엇인지 처음 접하는 학생들도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론 강의는 약 40분으로 최소화하고,

나머지 시간은 직접 보고 느끼는 AI 시연과 학생 주도 토론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미지 분류, 날씨 예측, 그리고 ChatGPT를 활용한 실시간 시연을 통해

“AI가 어떻게 데이터를 이해하고, 어떻게 ‘단어를 예측하는가’”를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LLM을 설명할 때 가장 핵심은 역시 ‘단어 예측기’라는 점이죠.)

또한 OneClickAI에서 제작하는 라즈베리파이 기반 미니 자율주행차를 소개하고,

이날을 위해 준비해간 3D 프린트 동물 키링도 퀴즈 상품으로 증정했습니다.


가장 빛났던 순간, 학생들의 토론


이번 특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단연 학생들의 토론 시간이었습니다.

세 가지 주제를 두고,

각 그룹이 찬성과 반대 진영으로 나뉘어 10분씩 논의한 뒤

자신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이었는데,

수능 직후라 지쳐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학생들의 집중력과 열정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의견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항상 좋은 말,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존재는 친구라고 할 수 없어.”
  • AI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학생의 통찰력 있는 답변
  • “기계 따위가 내 당락을 결정하는 미래는 오지 않았으면 한다.”
  • – *AI 면접은 더 공정할까?*라는 질문에 나온 솔직하고 현실적인 목소리

이론 강의에서는 조금 루즈해 보이기도 했지만,

토론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의견 발표를 망설이던 친구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었고,

그 과정이 무척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질문하는 능력”이 AI 시대의 핵심 역량


이번 특강에서 제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단 하나였습니다.

좋은 질문이 미래를 만든다.

AI 시대에 정말 중요한 것은

‘정답을 아는 능력’이 아니라

‘옳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입니다.

AI가 틀린 답도 자신 있게 말하는(=Hallucination) 시대이기 때문에,

결국 판단을 내리는 것은 사람, 그리고 사람의 비판적 사고입니다.

학생들이 던진 질문과 의견 속에는

이미 그 힘이 자라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 소회 – 학생들에게서 되찾은 열정


저는 고등학교 시절을 해외에서 보냈기에

한국 학생들이 겪는 분위기와 완전히 같은 길을 걷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강의에서 만난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 탐구심과 호기심이 더 크다는 느낌을 주었고,

그 모습이 오히려 제게 잊고 지냈던 열정을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학생들은 배우는 날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법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짧은 만남이었지만,

학생들의 번뜩이는 생각과 성숙한 토론 태도를 보며

저 또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신광여고 학생 여러분,

수능을 마친 뒤 가장 달콤한 휴식이 필요할 시기임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해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앞날에 좋은 질문과 멋진 선택들이 가득하기를 응원합니다.